아틀리에 코롱 향수 리뷰
안녕하세요 Pema입니다 :)
보통 코롱(Cologne)이라고 하면 프레시한 시트러스 노트를 중심으로 아로마틱, 플로럴 노트가 어우러진 굉장히 가볍고 상쾌한 향을 일컫는데요. 즉각적인 상쾌함을 주는 탑 노트 원료들이 메인이다 보니 그만큼 지속력이 짧다는 단점이 있지요.
아틀리에 코롱은 이에 착안하여 코롱처럼 상쾌하지만 퍼퓸처럼 깊고 풍부한 지속력을 갖춘 코롱 압솔뤼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볍고 기분 좋은 시트러스 노트들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퍼포먼스와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아 [시트러스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고 하네요!
1. 오랑쥬 상긴느 (Orange Sanguine, 2011)
조향사: Ralf Schwieger
대표 향료: 블러드 오렌지, 비터 오렌지, 제라늄, 자스민, 샌달우드, 앰버, 통카빈
블러드 오렌지는 원래 좀 더 달콤한 오렌지를 뜻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랑쥬 상긴느는 오렌지 껍질의 쌉쌀함이 더 돋보이는 향입니다. 껍질의 풋풋한 그린함에서 시작한 향은, 과육의 새콤함을 지나 주스의 달콤함으로 이어지는데요. 다른 향 계열로 크게 트위스트하지 않고도 시트러스 노트 만으로 온전히 향을 오래 끌고 가는 것이 오랑쥬 상긴느를 포함한 아틀리에 코롱 시트러스 향수들의 큰 장점이지요. 바탕이 되는 플로럴 우디 노트가 전체적인 향 분위기를 흔들지 않고 은은하게 잔향감을 지속시켜 줍니다. 프레데릭 말 립스틱 로즈를 만든 랄프 슈바이저 조향사님의 향이기도 해서 제가 무척 좋아하는 향수랍니다!
2. 포멜로 파라디 (Pomelo Paradis, 2015)
대표 향료: 핑크 그레이프프룻, 만다린, 블랙커런트, 오렌지 블라썸, 민트, 불가리안 로즈, 베티버, 앰버, 아이리스
아마 국내에서 아틀리에 코롱 제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듯한 포멜로 파라디는, 한 마디로 자몽 향수인데요. 자몽은 오렌지보다 더 쨍한 느낌의 시트러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포멜로 파라디는 이처럼 자몽의 비터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플로럴 노트의 풍부함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자체로 시트러스 캐릭터를 갖고 있는 오렌지 블라썸이 자몽과 잘 어우러집니다. 시트러스 향수 중에서는 꽤 볼륨감이 풍부한 편인데요. 뒤에서 받쳐주는 깨끗한 머스크 & 알데하이드 캐릭터 때문에 확산력도 상당히 좋습니다.
3. 클레망틴 캘리포니아 (Clementine California, 2016)
대표 향료: 클레멘타인, 만다린, 주니퍼 베리, 바질, 스타 아니스, 페퍼, 사이프러스, 베티버, 샌달우드
클레망틴 캘리포니아는 저도 무척 좋아하지만 특히 남성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시트러스와 함께 아로마틱 우디 노트의 조화가 무척 훌륭한 향이기 때문인데요. 스윗한 클레멘타인을 중심에 놓고 금속처럼 날카로운 주니퍼 베리와 숲이 떠오르는 사이프러스의 뉘앙스를 살짝 터치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스파이시 우디 노트로 무게감을 준 향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절묘해서 자칫 완전히 남성적으로 치우칠 뻔한 향을 굉장히 세련되게 완성하였습니다. 심플할 수 있는 클레멘타인 향의 입체감도 훌륭해졌고요.
4. 로즈 아노님 (Rose Anonyme, 2012)
대표 향료: 버가못, 로즈, 아가우드, 패츌리 잎, 파피루스, 오포포낙스, 벤조인, 진저
로즈 아노님은 제가 여러 장미 향수 중에서도 손꼽게 좋아하는 향인데요. 달콤하고 화려한 장미, 거친 우디 노트 그리고 이국적인 발삼의 향이 어우러졌습니다. 패키징처럼 진한 마젠타 컬러가 연상되는 향이에요! 누구나 사랑에 빠질 만큼 달콤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인상적인데요. 화려한 로즈 앱솔루트에 굉장히 드라이하고 약 냄새 같은 파피루스, 오포포낙스가 어우러졌어요. 하지만 마냥 우울한 것이 아니라, 어둠 속 가시돋힌 장미의 강인함이 더 느껴지는 향입니다. 아가우드의 살짝 타는 듯한 스모키한 뉘앙스까지 더해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완벽한 서사를 보여줍니다.
5. 울랑 앙피니 (Oolang Infini, 2011)
조향사: Jerome Epinette
대표 향료: 버가못, 네롤리, 티, 자스민, 레더, 베티버, 가이악 우드, 토바코 블라썸
우롱티의 향을 그려낸 울랑 앙피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진한 우롱차보다는, 싱그러우면서도 부드러운 찻 잎 자체가 연상되는 향인 것 같아요. 여린 시트러스 티 노트로 시작하는 것도 잠시, 이내 포근한 우디 머스크 노트가 퍼지며 점차 부드러운 깊이감을 찾아갑니다. 찻 잎의 보드라움과 살짝 타는 듯한 스모키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 굉장히 섬세한 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향의 전체적인 밑바탕이 되어주면서 깨끗한 머스크 노트의 비중이 상당히 큰데요. 그만큼 강하게 확산되어 존재감을 발하기보다는 살 냄새와 어우러져 향긋함을 남기는 향입니다.
6. 브아 블롱 (Bois Blonds)
조향사: Jerome Epinette
대표 향료: 네롤리, 핑크 페퍼, 오렌지 블라썸, 인센스, 우디 노트, 베티버, 머스크
브아 블롱 역시 차분하고 섬세한 느낌의 향입니다. 청량한 네롤리와 드라이한 세다우드의 조합이 독특한데요. 울랑 앙피니와 마찬가지로 바탕에 깔린 화이트 머스크의 깨끗함, 포근함이 연한 파스텔 계열의 컬러를 연상시켜요. 잔향으로 갈수록 베티버의 얼씨한 느낌과 세다우드의 드라이함이 좀 더 도드라지지만 이 역시 매우 조심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우디 계열 향에 익숙지 않으신 분들께도 우디 입문 향수로 제격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느덧 포근한 봄 날씨가 손에 잡힐 듯 한데요. 봄에 찰떡인 아틀리에 코롱의 싱그러운 향수들 경험해보시면 어떠실까요? :)
저는 또 다른 글로 금방 올게요!
'브랜드별 향수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제품] 톰 포드 에닉마틱 우즈 컬렉션 & 메종 프란시스 커정 724 (1) | 2022.09.11 |
---|---|
[신제품] 조 말론 나이트 컬렉션 문릿 캐모마일, 라벤더 앤 문플라워 향 리뷰 (0) | 2022.07.24 |
[신제품] 톰 포드 로즈 가든 컬렉션 트릴로지 로즈 디 아말피, 로즈 드 신, 로즈 드 루시 (0) | 2022.02.14 |
[신제품] 조 말론 셀러브레이팅 로즈 컬렉션 로즈 블러쉬, 로즈 앤 매그놀리아, 레드 로즈 리미티드 코롱 (0) | 2022.01.28 |
[신제품] 샤넬 누메로 엉 프래그런스 미스트, 바이레도 뭄바이 노이즈, 르 라보 떼 마차 26, 딥티크 오 로즈 EDP, 킬리안 어 키스 프롬 어 로즈 (0) | 2022.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