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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ell with me

Smell with me/ 더 디프런트 컴퍼니 도쿄 블룸 & 화이트 자고라

The Different Company

더 디프런트 컴퍼니

[도쿄 블룸 Tokyo Bloom]

 

그린한 시트러스와 함께, 싱싱한 허벌을 한 줌 뜯은 듯 프레쉬한 아로마틱 노트가 무척 기분 좋게 느껴집니다. 그중에서도 싱그러운 바질 노트가 굉장히 두드러지네요. 저에게 바질 노트는 '그린하지만 동시에 깻잎 향처럼 알싸한 향'으로 기억되어 있는데요. 아로마틱 계열의 향수가 워낙 많지만 그중 도쿄 블룸의 차별화된 매력은 바로 이 바질 노트의 까끌까끌한 뉘앙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푸릇한 향에 워터리한 플로럴 노트가 점차 스며드는데요. 시작은 맑고 깨끗합니다. 바질 노트의 청량함을 살짝 가라앉히면서 부드럽게 향을 이끌고 가요. 마치 천진난만했던 어린아이가 갑작스러운 수줍음에 얌전해지듯이요. 뒤이어 은근한 우디 노트 한 방울이 섞이며 투명하고 촉촉했던 느낌이 조금 따뜻하고 어둡게 변하는데요. 그 변화가 굉장히 조심스러워 쉽게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첫 스프레이하는 순간의 청량한 바질 향을 제외하고는, 다른 여러 노트들은 그 뉘앙스만 살짝 느낄 수 있어 전체적인 향 변화 역시 굉장히 미묘하고 은근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요. 향 중반 이후에는 특별한 주인공 없이 그저 부드럽게 향이 이어지기 때문에 발향력과 지속력은 약한 편입니다. 

 

 

 

[화이트 자고라 White Zagora]

 

스프레이하는 순간부터 깨끗하고 싱그러운 그린티 노트와 보드랍고 달콤한 애프리콧 향이 퍼져요. 찬찬히 향을 펼쳐보니 그린한 버가못과 네롤리, 밝고 투명한 자스민 향이 그린티 어코드를, 애프리콧의 락토닉한 달콤함과 크리미한 화이트 플로럴 노트가 어우러져 오스만투스 노트를 이루고 있었네요. 화이트 자고라가 그린티 향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불가리 오 파퓨메 오 떼 베르의 유니크한 그린티 노트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싱그러운 그린 노트, 밝은 자스민 캐릭터 등 닮은 점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시 피부 위에서는 금방 싱그러움이 잦아들고 부드럽고 포근한 질감으로 변하는데요. 경계없이 서로 물들어있는 시트러스, 그린, 플로럴, 머스크 노트의 조화가 참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비교적 심플하고 튀지 않는 향이지만 멀리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밝은 기운이 가득한 향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오스만투스 노트를 좋아하는 편임에도 그다지 즐겨 사용하지는 않았는데요. 어떨 때는 오스만투스의 애프리콧 뉘앙스가, 또 어떨 때는 끝에 남는 매캐한 향이 거슬리더라고요. 화이트 자고라는 이런 오스만투스의 다듬어지지 않은 캐릭터를 밝은 화이트 플로럴로 잘 감싸 안고 있어서인지 저에게도 무척 편안한 향으로 느껴집니다. 도쿄 블룸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의 특별한 향 변화 없이 서서히 향의 볼륨을 줄인 듯 조용하게 마무리되네요 :)

 

 

 

 

더 디퍼런트 컴퍼니 도쿄 블룸은 단델리온, 바질, 블랙커런트, 사이클라멘, 자스민, 머스크, 가이악 우드, 앰버 노트를, 화이트 자고라는 네롤리, 버가못, 오렌지 블라썸, 피치 블라썸, 튜베로즈, 오스만투스, 화이트 머스크, 앰버 노트를 포함하고 있어요. 

 

[Smell with me는 처음 향수를 스프레이 하는 순간부터 잔향까지의 향을 실시간으로 묘사한 글입니다. 가능한 향 피라미드 정보를 미리 보지 않고, 순간의 주관적 느낌에 집중해서 쓰려고 합니다. 마치 한 자리에 모여 같은 향을 맡고 있는 것처럼 진솔한 공감대를 나누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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