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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ell with me

Smell with me/ 르 라보 떼 누아 29

르 라보 떼 누아 29

르라보 떼누아 29

저를 포함해 참 많은 분들이 tea 향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싱그럽고 깨끗한 그린 노트와 쌉쌀하고 드라이한 우디 노트를 동시에 맡고 있노라면 참 언제여도 질리지 않는 편안함을 느끼게 돼요. 

 

떼누아 29는 이런 차 향의 매력 위에 새로운 개성을 한껏 더한 향수예요. 마치 상탈 33이 클래식하고 딥한 샌달우드의 향을 굉장히 세련된 레더 노트로 탈바꿈시킨 것처럼, 떼누아 29는 씁쓸하고 다크한 블랙티 향에 시크하고 쿨한 스파이시 아로마틱 노트를 더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차 향을 그려냅니다. 

 

 

첫 향은 차갑고 스파클링한 스파이스와 그린한 시트러스 아로마틱 노트의 조화로 시작하는데요. 시향지에서는 차갑고 깨끗한 그린 노트가, 피부에서는 알싸한 스파이시 노트가 좀 더 두드러져요. 떼누아 29를 처음 맡았을 때는 이 스파이시 노트가 참 어렵게 느껴졌는데요. 언뜻 은단 냄새 같아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하는 향이 되었습니다. 

 

그린하면서 깔끔한 버가못 덕에 딱 알맞은 정도의 스파이시 노트를 보여준 첫인상 뒤로, 드라이한 세다우드와 토바코의 스모키한 캐릭터가 밀려와요. 깊고 진하게 우려낸 홍차를 한 모금 마신 듯 씁쓸함이 코와 입 안을 가득 채우지만, 여전히 프레쉬한 첫 향의 여운이 남아 무척 개운하게 마무리되는 것 같네요. 

 

사실 떼누아 29는 무화과 향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제 기준에는 무화과라고 하기엔 특유의 크리미한 캐릭터가 많이 부족해요. 하지만 강한 우디 노트를 부드럽게 톤 다운시켜주는 부드럽고 밀키한 늬앙스는 분명하게 느껴지네요. 

 

 

피부에서는 벌써 훨씬 깊어진 씁쓸한 우디 향이 시작되는데 시향지에서는 아직까지 상쾌한 탑 노트를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유독 그린한 버가못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평소 떼누아 29를 약간 어두운 향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늘처럼 유난히 프레쉬한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날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또 밝은 향인가 싶으면 역시나 씁쓸하고 거친 향에 생각을 달리하게 되지요.

 

이렇게 뿌릴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다양한 매력이 떼누아 29를 르 라보의 베스트셀러로 만든걸까요?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다, 또 한 순간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에 겉옷을 벗게 되는 요즘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참 잘 어울리는 향이 될 것 같아요. 이상 르 라보 떼누아 29 리뷰였습니다 :)   

 

 

 

 

르 라보 떼 누아 29는 무화과, 베이 리프, 버가못, 세다우드, 베티버, 토바코, 헤이, 머스크 노트를 포함하고 있어요. 

 

[Smell with me는 처음 향수를 스프레이 하는 순간부터 잔향까지의 향을 실시간으로 묘사한 글입니다. 가능한 향 피라미드 정보를 미리 보지 않고, 순간의 주관적 느낌에 집중해서 쓰려고 합니다. 마치 한 자리에 모여 같은 향을 맡고 있는 것처럼 진솔한 공감대를 나누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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